★ 부자의 길

트럼프의 화웨이 죽이기는 삼성전자에게 이득일까?

박춘식 과장 2020. 5. 18. 10:35

 

트럼프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은 두가지가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첫째, 상황판단능력이다. 미치광이 개라고 보이지만, 트럼프는 고도화된 협상능력으로 매번 승리했다. 그는 현재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혹은 불리한 국면에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한다. 

 

유리한 상황이라면 모든 에너지/자원/시간을 투입하여 승전물을 가져오고, 모든 공적을 자신에게 돌린다. 반면, 불리한 국면에 처하면 고집을 피우지 않고 다른 전문가를 내정하거나 다른 문제를 수면에 띄우며 자연스럽게 빠져나온다. 

 

이러한 트럼프의 상황을 읽는 능력은 의사결정능력보다 미중무역분쟁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국면에서 더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현재 코로나 초기대응 실패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때려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19바이러스의 진원지로서 유럽을 필두로 세계국가들로부터 책임론을 압박받고 있다.

 

또한 트럼프가 초기대응에 안일하게 응했지만, 경제위기와 실업률의 분노를 중국의 저가의 노동력과 국가의 보조금 문제 등을 다시 수면에 띄워서 1월 이후 발언을 줄여오던 관세문제로 중국공격을 시작했다. 

 

 

둘째,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코로나19 위기국면에서 중국을 공격하기로 마음먹은 트럼프는 '화웨이'에 집중포화를 내린다. 

 

왜 그럴까? 우선 지난 포스팅부터 언급한 4차 산업혁명의 진행단계에서 통신장비 1위, 스마트폰 2위 기업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막강한 시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조기에 작살을 내야한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이다.

 

그렇기에 TSMC의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도록 압박하여 중국의 반도체수요를 끊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하는 국면에서 수요/공급 단계에 공격은 아마도 중국 정부입장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TSMC의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5% 수준에서 지난해 14%까지 늘었고, 이 밖에도 대부분의 중화권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파운드리를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코로나19로 어려운 화웨이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리겠다는 트럼프의 전략인 것이다.

 

트럼프의 화웨이 조지기... 삼성전자에게는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좋을 것이라고 본다. 우선 반도체매출은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눈치보기를 해야한다. 19조원 규모의 중국 시안 공장투자가 진행중이고, 해외공장 중 최대의 낸드플래시 생산지인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입장에서 삼성전자만큼의 고품질 디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구할 공급대안이 없기 때문에 쉽게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끊기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반도체굴기를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어쩔 수 없이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반도체가 이러한 비탄력성을 갖고 있는 점과, 새로운 먹거리인 5G 통신장비 부문의 삼성전자 수혜로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국면이나, 장기적으로 퀀텀점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번 제재와 맞물린 미국의 ‘반도체 자급화’ 추진 정책에 호응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대규모 파운드리 생산기지 건설에 나선 점도 삼성전자에 부담이다. 미세공정 기술 면에선 대등하지만 TSMC와 시장점유율 격차(지난해 4분기 TSMC 52.7%, 삼성 17.8%)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이 회사가 퀄컴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현지 고객사를 보다 적극 공략할 경우 삼성이 되레 고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관해 경영권불법승계 의혹을 받았었고,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로 대국민 사과까지한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만큼의 혁신과 미래먹거리발굴 등 삼성왕조를 건설한 능력이 있는지 역량을 테스트할 무대라고 생각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와중에도 '집토끼'를 지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현장경영을 보여주면서도, 현재에 안주하지말고 5G, AI,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먹거리를 강조하며 조직의 단합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중국 시안 삼성전자공장으로 출장을 결정하며, 글로벌 경영까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래는 중국에 입국하여 코로나 검사후 14일간의 자가격리기간을 가져야 하지만, 한중 외교당국이 기업인 ‘신속통로(입국 절차 간소화)’ 도입에 합의해, 이달부터 중국을 찾는 기업인은 출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중국 내 14일간 의무격리가 면제될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뭐 보여주기식이라고 비난할 수 있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지금 이렇게 현장을 누비는 오너가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