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의 길

SK그룹의 사회적 가치(다보스 포럼 연설)

박춘식 과장 2020. 1. 24. 14:54

SK그룹 최태원 회장

 

이번주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최태원 회장의 스피치가 있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설파'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세션에서 패널로 참석한 최 회장은 "기업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본인의 철학을 밝혔다.

 

여기서 이해관계자란 '고객, 주주, 구성원, 사회, 정부' 등 기업과 영향을 주고 받는 대상들을 의미한다. 최 회장의 이러한 철학은 '사회적 가치'가 기반이 된다. 재무제표를 통해서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사회적가치를 측정해야한다고 주장하며 객관성있는 측정기법을 통해 기업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한다고 말한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러한 철학을 50~80년대 경제성장기에 주장했다면 큰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적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최태원 회장의 철학은 50년을 앞선 지혜라고 생각한다. 과거 SK는 위기 때마다 최종현 선대 회장을 비롯하여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혁신을 거두었다. 그 결과가 현재의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이라고 생각한다(많은 사람들이 인수과정을 비판하지만, 질적성장과 우리사회에 공헌한 가치는 무시하는 주장이다)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 타임라인

 

소버린 사태 당시 SK 주가 흐름

 

SK그룹이 위기에 처했던 소버린사태에서도 대주주의 이익만을 챙기지 않고, 가계가 힘을 합쳐서 지켜내기도 했다. 또한 SK하이닉스를 인수하여 반도체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혜안으로 내수기반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그러면 왜 사회적 가치가 50년을 앞선 혁신적인 철학일까?

 

사회적 가치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된다고 말한다. 피터 드러커는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만일 SK의 사회적 가치가 뜬구름 잡는 이미지메이킹 전략이라면 사회적 가치 회계평가를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자본주의는 4차 산업혁명으로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일본의 IT,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그들의 실패는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고 기술혁신에만 매달린 결과이다.

 

최종현 선대회장과 닮은 최태원 리더쉽

기업은 고객에 포커스를 맞춰야한다. 나아가 주주, 구성원, 사회, 정부처럼 폭 넓은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야한다. 

 

구글의 혁신은 타겟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솔루션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제공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50년 후에 사회적 가치 평가모델은 중소기업까지 대중화되는 회계원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SK그룹의 BDL

 

AI시대를 예측한 최종현 회장

SKMS라는 SK만의 철학이 있다. SKMS의 4차 산업혁명버젼이 사회적 가치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기업은 수익성있는 사업만을 영위해서는 안된다. 기업은 지속가능하여야되고, 지속가능성은 각 구성원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화되어야하는 가치이다. 

 

CEO리스크라는 용어가 있다. CEO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기업을 위험에 빠트린다는 뜻이다. 이것은 CEO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임원, 팀장, 팀원 등 기업의 각 구성원들이 공유된 철학을 망각하여 의사결정을 할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기업은 사람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잘 만들어진 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관리자의 역할로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기업은 지속가능할 수 있다.

 

딥체인지란?

 

세월호 사고와 시스템

필자가 세월호 사고 이후에 우리나라 시스템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 관점에서다. 

 

우리나라는 세월호 사고 후 '나쁜놈'을 찾아나선다.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이 누구인가를 찾고, 그 사람을 제거하면 우리나라가 발전한다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것은 감정의 분풀이에 불과하다. 시대를 망론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한다. 선진국이란 개개인의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로 만들어진 효율적인 시스템이 사회를 지탱한다.

 

일본의 착의수영 수업

 

우리가 그렇게 라이벌의식을 갖는 일본은 초등학교에서 착의수영을 가르친다. 옷을 입고 수영을 훈련시켜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과연 세월호 사고로 가슴아픈 희생을 겪은 후 우리나라가 바뀐 것은 무엇인가...?

 

그렇기 때문에 SK그룹의 사회적 가치에 박수를 보낸다. 사회적 가치는 SK그룹의 의사결정을 효율화하는 시스템이 되어서 진정한 글로벌 그룹으로서 딥체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객관화하는 회계제도

 

반도체, ICT, 제약CMO, 에너지 등 SK그룹의 포트폴리오는 신성장사업을 위한 최적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모든 기업은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해야되고, 적합한 위치에 시간, 비용, 인재를 투입해야한다. 

 

사회적가치는 이러한 미래성장포트폴리오의 성공에 더 힘을 보탤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단편적인 부분만을 비판하는 것은 장기적이지 못한 생각이고 본다.